SF 연구 모임을 하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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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구와 '어린이청소년 SF 강독 모임'
정재은(SF동화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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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7일에 열린 한국아동청소년문학학회 정기학술대회는 ‘한낙원 탄생 100주년 기념 - 아동청소년 SF라는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는데, 이 자리에서 나는 ‘우리 과학소설 찾기 – 김이구와 한국 어린이·청소년SF’를 발표하였다. 발표문 ‘우리 과학소설 찾기’는 어린이청소년SF와 관련된 김이구 선생님의 연구 활동과 작업내용을 정리·연구하기 위한 플러스알파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발표문 중에서 ‘어린이청소년SF연구공동체 플러스알파’의 탄생 배경을 알 수 있는 4장 ‘더 많은 분들과 함께’를 일부 수정하여 여기 소개한다. (※아래 글에서는 존칭을 생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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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낙원 과학소설상’의 제정으로 어린이·청소년 SF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출간되는 어린이·청소년 SF의 종수나 판매량의 증가에도 영향을 끼쳤겠으나, 무엇보다 관련된 각종 특강과 강좌, 독서 모임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2000년 이후 어린이청소년 SF 관련 특강은 『어린이와문학』이 주관하고 김이구가 기획한 2012년의 ‘<서대문자연사박물관>과 함께 하는 어린이청소년 SF문학 특별강좌’가 처음이 아닐까 싶다. 이 강좌에서는 김이구를 비롯하여 SF전문가, 과학자, 수의사와 동화작가, SF작가 등 다채로운 전문 강사진이 총 6강을 진행했다. 이후에도 김이구는 『어린이와문학』과 함께 ‘SF 창작 특강’(2014년, 총 6강), ‘현대 SF의 상상력을 찾아서’(2015년, 총 4강)를 기획하여 창작자와 독자, 연구자 및 평론가들의 SF에 대한 갈증을 채워 주었다.
2016년에는 ‘어린이 청소년 SF 함께 읽기’ 모임을 개최하였다. 총 두 차례의 모임에서 참가자들은 미리 지정된 1950~1960년대의 어린이 과학소설을 모두 읽고 참석하여 소감을 발표하고 서로 질의응답하였다. 진행은 김이구가 맡았다. 다음 카페 <어린이와 문학>에 게시된 ‘어린이 청소년 SF 함께 읽기’ 소개 글은 다음과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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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린이 청소년 과학소설은 언제부터 등장했고, 어떤 모색과 성과를 보여주었을까요?
SF에 대한 정보는 우리 주위에 상당히 많지만, 앞선 시기에 우리 선배 작가들이 어떤 작품들을 발표했는지 작품을 직접 찾아 읽어본 경험은 매우 부족합니다. 우리 어린이 청소년 SF가 어떤 모색을 해왔는지, 작가들은 독자와 시대라는 맥락을 어떠한 양상으로 수용했는지 살펴보는 것 은 우리 SF의 현재를 가늠하는 데에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어린이 청소년 SF 함께 읽기’를 시작합니다’, 다음 카페 <어린이와 문학> 2016. 8. 10. 게시글)
이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이종기, 서석규, 한낙원의 작품들을 함께 읽었다. 김이구는 이 과정에서 창작 과학소설이 발표되던 초창기에 어린이청소년문학 작가들이 중심적으로 활동을 하였고, 이후 1980년대까지 어린이청소년 SF가 전체 SF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김이구, 「어린이 청소년 과학모험소설을 개척한 작가 한낙원」,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웹진 e-partner』, 2016년 11월호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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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대중 강좌 형식을 탈피한 이 읽기 모임은 이듬해 진행된 본격적인 강독 모임의 예비 모임이라고 할 수 있다. 2017년에는 김이구를 좌장으로 ‘어린이청소년 SF 강독 모임’이 시작되었다. 해방 이후 SF 형성기의 작품들부터 『새벗』과 『학생과학』, <한국과학소설전집> 등에 실린 어린이청소년 SF를 함께 읽고 토론하는 모임이었다. 이 ‘강독 모임’은 1년 이상의 중장기 모임으로 계획하여 참여자를 모집하였고, 2017년 4월 12일에 “역사적인 첫 모임”을 가졌다. (‘어린이청소년 SF 강독 모임’ 모집 공고는 다음 카페 <어린이와 문학> 등에 게시되었으며 이후 김이구는 강독 모임 회원들만의 다음 카페를 개설하여 초기 모임 계획과 관련 자료, 모임 후기와 같은 기록에 힘썼다. “역사적인 첫 모임”은 김이구가 1차 모임 후기에서 썼던 말이다.) 모임의 초기 신청자 17명에는 작가, 평론가, 연구자 등이 다양하게 섞여 있었으며, 매회 10~15인이 참석하여 월 2회 모임을 지속했다.
2017년 10월, 좌장 김이구의 작고 이후, 남은 참석자들은 논의 끝에 애초에 김이구가 계획했던 『학원』에 실린 SF 강독까지 마무리하기로 결정하고 모임을 지속했다. 그리하여 2018년 9월 19일까지 모두 22차례의 강독 모임과 한 차례의 SF 특강 모임을 가졌다. 모임에서는 195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 잡지에 실리거나 발간된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SF 작품 60여 편을 읽었는데, 여기에는 번안, 번역 작품도 일부 포함되어 있었다. 이후 참석자 중 연구자들은 강독했던 작품들을 바탕으로 연구 결과물을 발표하기도 했다(모두 세 편의 글이 『어린이책이야기』 2018년 겨울호에 실렸다). 1년 반 동안 이어진 ‘어린이청소년 SF 강독 모임’은 한마디로 말해서 “연구를 통해 어린이문학의 역사를 복원하려 했던 김이구 선생님의 제안과 그에 응답했던 사람들의 노력이 이루어 낸 성과”(심지섭, 최배은, 송수연, 「어린이청소년SF 연구 공동체 ‘플러스알파’의 ‘2022 보슬비SF’」, 155면)다.
김이구는 비평에 있어서도 “작품을 보면서 어떤 이론을 뒤집어씌우지 말고 작품 자체로부터 자기가 독특한 관점을 세우고 평가해야”(「인터뷰: 김이구 평론가에게 듣는다」, 『동심이 발견한 세상』, 창비 2023, 396면)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으므로 그에게 작품 읽기는 연구와 비평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었다. 따라서 초창기와 발전기의 한국 어린이청소년 SF에 대한 기초 자료 조사 및 아카이빙 후 작품 제대로 읽기가 이 강독 모임의 주된 목적이었음은 분명하지만, 김이구는 이 모임을 통해 여러 사람들이 체계적으로 소통하며 함께 논의하는 방법 또한 남겼다. 김이구는 「명랑·과학소설에 진 빚」이라는 신문 칼럼에서도 “한두 사람의 관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한 바 있는데, 이는 여러 사람의 상호 소통과 공동 연구를 통해 무언가 이루어보겠다는 결심으로 읽힌다.
김이구는 2017년 아동청소년문학학회의 토론문에서 “연구와 창작이 서로 관심을 두고 참조한다면 아이디어를 얻는 데 자극이 되고 연구와 창작의 과정도 더 즐거울 것이다.”라고 한 적이 있다.(김이구, 「토론문: 최애순 <초창기 SF 아동청소년문학의 전개>를 읽고」, 101면)
김이구 사후에도 김이구의 비평 의식과 평론가, 연구자, 작가가 어우러지는 소통 방식을 이어 ‘어린이청소년SF연구공동체 플러스알파’가 자발적으로 결성되었다. 이 모임은 최근 어린이청소년 SF를 함께 읽고 기록·논의한 후, 추천작을 선정하여 작가들의 창작을 응원하며 어린이청소년 SF에 관심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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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참고한 자료들
- 다음 카페 <어린이와 문학> https://cafe.daum.net/childmagazine
- 김이구, 「어린이 청소년 과학모험소설을 개척한 작가 한낙원」,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웹진 e-partner』, 2016년 11월호; 『동심이 발견한 세상』, 창비 2023, 292~293면, 298면.
- 김화선, 「'당신들’의 과학주의, 과학소설에 숨은 지식의 지정학 –1960년대에 발표된 세 편의 과학소설 읽기」, 『어린이책이야기』, 2018년 겨울호, 44~59면.
- 심지섭, 「1960년대에 던지는 불온한 질문 –인간은 기계처럼 살아도 괜찮은가?(정휘창, 『밀리미터 학교』)」, 『어린이책이야기』, 2018년 겨울호, 60~73면.
- 최배은, 「한국 아동·청소년 과학소설에 재현된 ‘공포’의 상상력 -『새벗』 『학원』 『학생과학』(1950년대부터 1970년대)을 중심으로」, 『어린이책이야기』, 2018년 겨울호, 28~43면.
- 심지섭, 최배은, 송수연, 「어린이청소년SF 연구 공동체 ‘플러스알파’의 ‘2022 보슬비SF’」, 『창비어린이』, 2022년 겨울호, 154~165면.
- 이안, 김이구, 「인터뷰: 김이구 평론가에게 듣는다」, 『동시마중』 2013년 9·10월호; 김이구, 『동심이 발견한 세상』, 창비, 2023, 381~424면.
- 김이구, 「토론문: 최애순 <초창기 SF 아동청소년문학의 전개>를 읽고」, 『한국아동청소년문학학회 2017년 여름학술대회 ‘아동청소년문학과 과학적 상상력’ 자료집』, 2017, 101~1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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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플러스알파레터 특별기획 ☄️
어린이청소년SF를 읽는 당신이 궁금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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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알파 레터를 보고 계신 님은 누구신가요?
지난 레터 9호와 10호에서 그림작가와 함께했던 '보글보글 인터뷰'를 기억하시죠?
2024년 플러스알파는 '보글보글 인터뷰'의 주인공으로 플러스알파 레터의 독자, 바로 당신을 초대하고 싶어요.
여러분과 함께 만드는 보글보글 인터뷰는 이메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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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독자 여러분의 신청을 기다리겠습니다. 다음으로 미루지 말고 바로 오늘~ 바로 지금~ 신청해 주세요. 고맙습니다!
1월에 신청해주신 분들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월호 레터에서 만나볼 '당신',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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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SF플러스알파는 2023년 8월~10월에 출간된 어린이청소년SF를 읽었습니다. 그중 청소년들이 물속에서 자기 삶을 헤쳐 나가는 작품 두 편을 소개합니다.
『디어 마이 버디』(장은진, 자음과모음)는 커다란 해일로 수몰된 도시에서 살아남은 세호와 그의 스쿠버 다이빙 버디인 샘 아저씨, 그리고 일행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들은 생존을 위해 물속으로 들어가 필요한 물품을 찾고, 고층 건물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갑니다. 세호는 잠수를 하며 바닷속 아름다운 모습과 냉정한 죽음의 현장을 동시에 마주합니다. 재난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하루하루 수면이 상승하며 점차 건물을 잠식합니다. 세호와 일행들은 어떠한 마음으로 삶을 살아갈까요? 삶과 죽음의 대비, 그리고 절망 속에서도 삶을 살아내는 아이들의 모습이 마음에 남는 작품입니다.
『내가 아는 최다미』(오동궁, 씨드북)의 최다미는 수영 유망주였으나 병으로 인해 자신의 본래 ‘신체’를 ‘의체’로 대체하게 됩니다. 다행히 부모님이 들어놓은 보험의 덕분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이죠. 그러나 보험 보장은 딱 거기까지! 다미가 받은 ‘보급형 의체’로는 수영을 할 수 없으며, 다른 운동선수도 될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러한 다미에게 수영이 가능한 ‘게놈 맞춤형 의체’를 가진 수영부 프린스 장은결이 의체 맞대여를 제안하고 너무나 수영을 하고 싶었던 다미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데요, 이후에 다미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비밀들을 알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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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낙원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한국아동청소년문학학회) 참여
지난 2월 17일(토)에 서울교육대학교 사향체육관에서 한국아동청소년문학학회 제34회 정기학술대회가 ‘한낙원 탄생 100주년 기념 -아동청소년 SF라는 사건의 지평선’
이라는 주제로 열렸습니다. SF플러스알파의 정재은과 송수연이 각각 ‘우리 과학소설 찾기 – 김이구와 한국 어린이·청소년SF’, ‘SF가 그리는 가능성의 세계’라는 주제로 참여했습니다. 연구자, 평론가, 작가 등 다양한 분들이 어우러져서 하루 종일 우리 어린이청소년SF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생각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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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SF 비평 세미나 시즌 5
대중서사학회에서는 새해에 SF 비평 세미나 시즌 5를 줌 회의로 개최합니다.
1) 텍스트 : 국내외 SF 논문
2) 일정 : 매월 1주차 토요일 오전 11시 3) 참가 Zoom 회의
* 줌 로그인 뒤 접속 가능합니다. § 세미나 일정 - 1회. 1월 6일 논문 : 홍덕구, 「한국 현대 SF의 과학자 재현양상 - 김초엽, 심너울, 정보라 소설을 중심으로」 - 2회. 3월 2일 논문 : 강은교, 「페미니스트 세계만들기(worlding)로서 듀나의 SF에 대한 연구」 - 3회. 4월 6일 논문 : 오윤호, 「김보영 SF 논문」(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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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툰 및 일러스트 | 박용숙
레터 편집과 발송 | 최배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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