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SF 세계를 탐험하는
몇 가지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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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5일 부평구 길주로에 위치한 독립서점 라꼼라(LIFE,LIFE)에서 어린이청소년SF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만나 특별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행사는 지난 2월에 독립서점 라꼼라의 제안을 받고, 4월에 플러스알파와 라꼼라가 만나서 기획하여 서로 협력하며 준비했습니다. 플러스알파와 라꼼라는 처음 만났음에도 계속 함께해온 사람들처럼 마음과 의견이 잘 맞아 즐겁고 기쁘게 행사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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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1부는 '라이프,라이프에 찾아온 우주인 공동체 플러스알파' 영상 상영과 함께 플러스알파의 자기소개로 이어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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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라이프에서 상영한 짧은 영상_어느 날 LIFE,LIFE에 찾아온 우주인 공동체 플러스알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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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김이구와 플러스알파, 보슬비 SF’ 순서에서는 김이구 선생님과 플러스알파의 인연과 저희가 5월의 책으로 추천한 『편집자의 시간』을 소개했습니다. 참여자 분들에게 우리말 퀴즈를 출제해 정답을 맞힌 분께 특별한 선물을 드렸습니다.🎁 이어서 '보슬비 SF 추천작'을 기획하게 된 계기와 매년 10월 말에 열리는 '보슬비 SF의 밤'을 알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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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는 스마트폰으로 직접 풀어보는 테스트 '당신의 SF 취향은? - 2022·2023 보슬비 SF 추천작 중에서'에 접속하여 각자의 SF 취향을 알아봤어요. 다행히 참석자 모두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작품이 결과로 나왔는지 물어보며 참여자 분들의 소개도 들어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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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서인 'SF 수다, 궁금증을 해결해 드립니다!'는 사전에 들어온 질문과 현장에서 들어온 질문에 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린이청소년SF의 구분 및 의의에 대한 질문이 많아서 플러스알파의 평소 고민들을 진솔하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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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중에는 동네책방 운영자, 교사, 작가, 편집자, 회사원, 편집 디자이너, 친구되기 1인회사 운영자, 문화기획행정가 등 다양한 분들이 있었습니다. 현장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는 질문과 대답을 몇 가지 소개해 봅니다.
참여자 1 지금의 어린이들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을 생각하면 미래가 굉장히 암담하게 느껴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미래를 담는 SF를 쓰는지 궁금하다.
플러스알파 1 개인 성향이라고 생각하지만, 망해가는 현실을 구체적으로 쓰는 일이 더 힘들기 때문에 그냥 더 망해버렸거나 더 이상해지거나 전혀 보지 못했던 상황을 던져준 후 새로 쌓아가는 식으로 쓰게 되는 것 같다. 보다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캐릭터들, 즉 어른보다는 어린이,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쓰는 게 더 재밌다.
참여자 중 작가 1 특이한 소재를 파괴하고 재조립하여 일상화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쓴다.
참여자 중 작가 2 SF란 단순히 과학적 요소의 유무가 아니라 과학적인 접근 방식과 태도로 정해진다고 본다. 말씀하신 세상을 일단 파괴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에도 과학적 접근 과정이 들어갈 것 같다.
참여자 2 SF는 미래를 배경으로 삼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플러스알파 2 SF가 반드시 미래를 시공간으로 삼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하늘 세숫대야 타고 조선에 온 나토두』같은 작품은 배경이 미래가 아니라 조선시대이다. 이 작품을 비롯해 최근 기후위기를 다루는 어린이청소년SF가 많아지고 있다. 어린이청소년문학 작가들은 독자인 어린이청소년의 편에 서서 작품을 쓰려고 노력하기에 기후위기 당사자인 어린이청소년의 목소리를 담고자 하는 시도가 많아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참여자 3 최근 출간된 어린이청소년SF 리스트를 정리해 둔 자료가 있다면 보고 싶다.
플러스알파 3 양적 변화, 장/단편의 비율 등 구체적인 통계에 대해서는 10월 말에 열릴 ‘보슬비SF의 밤’에서 공개되고, 이후에 홈페이지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참여자 4 도대체 어린이청소년SF란 무엇일까? 일반 SF와 무엇이 다르고, 꼭 구분할 필요가 있는지 궁금하다.
플러스알파 4,5 일반적으로 어린이SF를 동화라고 인식하며 SF로서 이해해주지 않는 분위기에서 좋은 작품이 알려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 일반문학과 어린이청소년문학의 차이는 (어린이청소년을 대하는) 태도적인 문제에도 있으며, 문체와 단어 등 스타일에도 있다. 아이들이 더 관심 갖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문체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SF라는 장르를 통해서 소수자에 대한 목소리가 잘 드러나며, 따라서 어린이청소년SF는 자라는 청소년에게 다양성을 폭넓게 이해하게 할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플러스알파는 이번 행사를 통해 ‘라꼼라’라는 멋진 우주에 닿아 다채로운 분들을 만나서, 시야가 확장되고 세계에 대한 믿음을 한층 더 쌓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어린 시절 무심코 재미있게 봤던 콘텐츠들이 SF였다는 사실과 SF가 늘 일상 속에 있었다는 사실”(참여자 분의 말씀)을 그곳에 모인 분들과 함께 환기할 수 있어서 따뜻하고 행복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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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한 달 동안 LIFE,LIFE 서가 전시대에서 <2022~2023 보슬비SF 추천작> 11편이 실물로 전시되었습니다. 5월의 책인 김이구 선생님의 『편집자의 시간』도 서가에서 볼 수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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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라이프,라이프가 보낸 초대장을 가지고 <우주인공동체 플러스알파>가 라꼼라에 도착했습니다.
그들과의 만남을 위해 시간에 맞춰 어린이청소년SF에 관심있는 지구인들이 삼삼오오 라꼼라에 모였습니다. 어린이청소년 문학 작가, 편집자, 작가지망생, 활동가, 책방지기 등 다양한 분들이 자리를 함께 하며 <어린이청소년 SF 세계를 탐험하는 몇가지 방법>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플러스알파> 6명의 우주인들은 가상의 공간인 이구아파트에서 각자 어떤 공간에 거주하고 있는지 캐릭터를 통해 SF적인 방법으로 소개하는 것으로 오늘의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모두 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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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러스알파 레터 특별기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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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SF를 읽는
당신이 궁금합니다! 🔍🔭🔬
플러스알파레터는 2024년 특별기획으로 레터 구독자와 함께하는 '당신이 궁금합니다!'를 진행합니다. 독자님들의 관심과 응원에 힘입어 '보글보글 인터뷰'가 계속 진행됩니다. 🎊🎉🎉🎊
인터뷰를 신청해 주신 독자님들께 깊이 감사합니다.
3월에 이어 이번 달에도 두 분의 독자님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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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똘똘한 동물과 외계인'을
사랑하는 작가
- 장미 독자님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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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화, 청소년소설을 쓰는 장미입니다. 2012년에 청소년 단편소설로 푸른문학상을 받으며 작가가 되었고, 지금까지 장편동화 두 권, 청소년 단편집 한 권, 장편소설 세 권을 냈고 참여한 앤솔로지도 다섯 권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즈음 장편동화 한 권, 청소년 단편집도 한 권 나올 예정이니까, 평균 일 년에 한 권씩 책을 내는 편입니다. 서너 달에 한 권씩 책을 내는 작가님들을 보면 놀랍고 부러울 때도 있지만, 사실 크게 신경 쓰는 편은 아니고요. 나는 일 년에 한 권씩이라도 꼬박꼬박 내자는 마음으로 헐렁하게 살아갑니다. ^^;;
이런 말 하는 게 잘못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작가’만이 내 정체성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작가로 글도 쓰고, 목적 없이 그저 무언가 배우는 일도 매우 즐거워하기 때문에 -예를 들면 작년에는 일 년 동안 궁궐지킴이 공부를 했고요, 요즘은 도서관에서 하는 미술관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방통대 영문과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서당개가 글월을 배우는 수준으로 조금씩 안목을 키워가고 있고요. 모태신앙으로 태어난 크리스천인데 교회에서 하는 성경공부 과정이 있으면 들으러 가려고 노력합니다. 사실 쓰는 것보다 읽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재미있는 소설을 읽으며 시간이 흐르면 세월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게 저의 정체성이고 제 삶입니다. 그래도 작가가 된 지 십 년이 넘었으니 앞으로 십 년 안에는 대박 작품 하나 써보자는 마음은 품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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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알파 레터를 구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어떻게 알게 되셨고, 왜 구독하게 되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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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있는 분들을 염탐하려는 목적으로 인스타그램을 갖고 있는데 흐흐흐 송수연 선생님 인스타에서 플러스알파를 알게 되어 냉큼 구독했습니다. 송수연 선생님도 좋아하고 SF 창작물도 좋아하고 이런 식의 간행물들 받아서 읽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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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릴 적 보았던 <은하철도 999>를 다시 보고 스토리에서 신선함과 철학을 발견했다고 하셨는데요. 그 신선함과 철학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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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 <은하철도 999>를 TV 만화로 열심히 봤는데 이번에 다시 보니 ‘이런 내용이었나?’ 하면서 처음 보는 것처럼 놀라게 되었습니다. 제대로 알고 있던 건 주제곡 뿐이더라고요.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기계 인간과, 그럼에도 인간성을 지키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게 벌써 몇십 년 전에 어린이 만화로 나왔다는 게 굉장하다고 생각했고, 황폐해진 지구에서 은하철도를 타고 우주로 날아가 살 만한 행성의 모습들을 이리저리 보여주는 것도 흥미롭더군요. 내용이 은근히 다크해서 어린이 만화로 적당하지 않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천공의 성 라퓨타>도 좋아하는 만화인데, 그림체나 아름다운 주제곡 등으로 포장을 잘해서 그렇지, 일본만화는 심오한 철학을 담고 있는 게 꽤 있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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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님이 쓴 작품 이야기를 해주세요. 최근 출간작인 『하이브리드 소녀』(서유재, 2023)에 관한 이야기도 좋고, 앞으로 쓸 작품 이야기도 좋아요.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장미’ 님의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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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소녀』(서유재 2023)는 외계인과 지구인의 혼혈종이 우리 사이에 알게 모르게 섞여서 살고 있다는 배경 위에 쓴 장편소설입니다. 외계인이 나오기 때문에 SF라고 말하고도 싶지만 ‘사이언스’의 요소는 좀 살짝 묻어있는 정도이고, 제가 좋아하는 ‘자기 자신을 탐구하고 성장하는’ 소녀 이야기입니다. SF뿐 아니라 판타지, 미스터리 스릴러 등 간단히 말해서 ‘뭔가 골 때리는 이야기’를 다 좋아합니다. 탈고해서 넘긴 청소년 단편집 원고가 바로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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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쓸 때는 이상하게 ‘동물’이 나오는 이야기를 자꾸 쓰게 되더라고요. 저의 첫 장편 동화인 『내 친구 안토니우스』에는 원숭이가 나오고요, 『이사 가는 고양이』에 이어 출판사에서 그림 작업 중인 장편 동화에는 ‘우쿨렐레를 칠 줄 아는 라쿤’이 나옵니다. 제가 좋아하고 관심을 두는 것들이 어쩌면 '쪼그맣지만 인간보다 똘똘한 동물들, 또는 지구에서는 사회적 약자인 외계인 같은 친구들' 인가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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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알파 레터 구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이든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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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구독자님들이라면 저와 교집합이 조금씩은 있는 분들이 아닐까요?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아는 분들, 책을 쓰는 괴로움을 아는 분들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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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보슬비 SF 추천작’ 선정과 ‘2024 보슬비 SF의 밤’ 행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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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SF는 아무래도 SF가 주제이니까, 연말 행사 때에 많이 어렵지는 않은 과학 강연 같은 거 준비해 주셔도 좋겠습니다. 김상욱 선생님이나 심채경 선생님 주제 강연 듣고 싶습니다. 작년에는 아쉽게도 참여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꼭 직접 참여하고 싶습니다. 보슬비 SF 추천작은 따로 적어두고서, 제가 읽지 못했던 작품이 있으면 찾아서 다 읽어보았습니다. 좋더라고요. 언젠가는 제 책도 추천작 목록에 올라가는 날이 오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하하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진행 및 원고 정리 | 송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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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서 전하는
‘토끼한마리’ 님 목소리
- 토끼한마리 독자님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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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한마리’ 님이 궁금합니다! 당신은 누구신가요? ‘토끼한마리’라는 별칭의 의미도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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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토끼한마리입니다. 인터넷 세계에 입문할 어린 시절에 깊은 생각 없이 만들었던 별칭인데, 거기에 얽힌 나름의 역사,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싶어서 계속 쓰고 있어요. 어릴 때 앞니가 튀어나와 토끼 같다고 놀림 받았던 기억도 있고, 개인적으로도 토끼를 귀여워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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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어놓은 사진이 없어서 방송 캡처로 대신하는 것이 아쉽지만, 길벗체(*)로 제 별칭을 인쇄한 컵도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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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알파 레터를 구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어떻게 알게 되셨고, 왜 구독하게 되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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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알파에 대해서는 SF 비평 관련 공부 모임에서 처음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SF 팟캐스트를 운영하면서 한 달에 한 번 SF 신작 소개를 하곤 했는데, SF 신간 도서 중에 어린이‧청소년 SF 소설이 점점 많이 보이더라고요. 이 분야도 좀 더 관심 있게 지켜보고 공부해 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플러스알파 레터가 눈에 띄어서 당장 구독했지요. 매호 정말 알찬 내용으로 꾸려주셔서 황송한 마음으로 읽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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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소영 작가의 『스노볼』(창비, 2020), 『네가 있는 요일』(창비, 2023)을 재미있게 읽으셨고 청소년들에게 권하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그 추천의 말씀 간략히 부탁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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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은 빙하기가 온 지구에서 살아남은 인류가 어떤 사회를 이루게 될지, 그 사회의 이면에는 어떤 진실이 숨어있을지 파고드는 작품입니다. ‘스노볼’은 바깥 세계와는 물리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격리된 돔인데요. ‘디렉터’가 기획하고 ‘액터’가 연기하며 드라마를 만들어 나가는 거대한 무대이기도 합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중심 소재라 SF가 아직 생소한 청소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1권에서도 이야기가 일단락되지만, 2권에서는 스노볼의 설계를 비롯해 더 흥미진진한 내용이 펼쳐지니 꼭 같이 읽으시기를 바랍니다.
『네가 있는 요일』은 인간 자아가 가상 세계에 살면서 일주일 중 하루만 현실 세계의 몸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을 그린 작품입니다. 가상 세계에서의 경험과 현실 세계에서의 경험은 어떻게 다를지, 현실 세계의 몸을 여러 자아가 공유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지, 임신과 출산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 등 다양한 사고실험이 흥미롭게 펼쳐져요. 육체와 정신의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점점 익숙해지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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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동안 읽은 청소년 SF 작품들이 그랬듯, 둘 다 어른도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는데요. 작품이 전하는 연대의 메시지가 마음 깊이 와 닿아서 청소년에게 더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었습니다. 『스노볼』은 영화 <트루먼 쇼>와, 『네가 있는 요일』은 영화 <월요일이 사라졌다>, 넷플릭스 시리즈 <얼터드 카본>과 함께 감상해도 좋을 것 같아요. 비슷한 설정 안에서도 얼마나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는지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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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한마리’ 님이 공동 진행하시는 <서바이벌SF키트>가 정말 매력적이고 궁금합니다. 그에 대해 마음껏 자랑해 주세요. 또 현재 휴식기라고 알고 있는데 언제 다시 시작하실 계획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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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SF키트>는 포스텍 출신 공대생인 토끼한마리와 공상주의자가 2017년 12월에 시작해 6년 넘게 운영해 온 팟캐스트이자 유튜브 채널입니다. 국내에서 SF를 다루는 팟캐스트 중에서는 그래도 제일 장수한 채널인 것 같아요. SF라면 소설,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을 가리지 않고 소개해 왔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포맷이 약간씩 바뀌긴 했지만, SF 신작과 SF처럼 놀라운 과학 뉴스를 소개하는 ‘SF 단신’과 SF 작품을 하나 선정해 자세히 소개하고 깊게 감상하는 세 코너로 진행해왔습니다.
2019년에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과학융합콘텐츠 개발 지원사업’에 선정되었는데요. 덕분에 포항의 독립서점 달팽이책방에 김초엽 작가를 초대해 북토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부산외대에서 했던 인문 특강이나, SF 전문 계간지 『어션 테일즈』에서 고정 코너로 연재했던 ‘시간요원이 내일의 SF를 전해드립니다’도 저희의 큰 자랑입니다. 또 SF 연구자이신 임태훈, 이지용 교수님, 아름다운 SF를 쓰시는 이서영, 지동섭 작가님, 게임에 일가견이 있으신 정한별 작가님 등을 손님으로 초청해서 함께 방송을 진행할 때면 얼마나 뿌듯하고 가슴 떨렸는지 몰라요.
사실 <서바이벌SF키트>는 ‘이렇게 재미있는 SF를 나만 즐길 순 없지. 일단 이 작품 한 번 잡숴 보시라니까요.’라는 홍익인간의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어디까지나 취미로서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운영해 왔지요. 결국 유튜브로의 확장이 늦었고, 편집자가 없이 저희가 직접 음성이나 영상을 최소한으로만 편집해 올리다 보니 더 영향력 있는 매체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다만 채널을 운영하면서 더 다양한 SF를 접하고, 어떻게 더 재미있게 감상할지 연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같은 작품이나 장르를 좋아하는 팬들을 구독자로 만난 것도 큰 기쁨이었고요.
제가 1년간 미국에 체류하게 되었고, 공상주의자 님도 곧 대학원 졸업 후 포항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 언제 방송을 재개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에요. 다만 꼭 예전 같은 형태가 아니더라도 구독자(생존자: 저희 방송 구독자의 애칭)분들, SF 팬 분들과 소통할 방법을 궁리해 보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서바이벌SF키트> 덕분에 SF를 비평하는 사람으로서 제2의 정체성을 갖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습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제가 왜 SF를 좋아하고 매력 있다고 생각하는지 더 구체적인 언어로 설명하고 싶어요. 그래서 SF 장르를 더욱 깊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험이라면 망설임 없이 도전하고 있고요. 가능하다면 영어나 일본어로 한국 SF의 매력을 더 널리 알리는 데에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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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기 전 마지막 라이브 방송 캡처 화면, 구독자(생존자)분들과 김보영 작가님도 채팅으로 참여해 주셨어요.
ⓒ 토끼한마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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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한마리’ 님은 현재 미국에 계시며 그곳에서 다양한 SF의 세계를 탐험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미국에서 새롭게 접한 SF 소식이나 그 인상에 대해 들려주시기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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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근교에 살고 있습니다. 이곳에 와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이 성소수자의 권리 존중을 의미하는 무지개 깃발이었어요. 상점가의 창가에 크게 걸어놓기도 하고, 대학의 국제협력팀 사무실이나 교수 연구실에서도 보이더라고요. 장애인 화장실을 겸한 성중립 화장실이 있는 공공건물도 여럿 있었고요. 영어 회화 모임에 가도 자기소개를 할 때는 이름과 함께 자신이 어떤 성으로 불리기를 원하는지 젠더 대명사를 함께 소개하는 것이 일상적입니다. (예를 들어 남성, 여성 어느 쪽으로도 불리고 싶지 않은 사람은 자신의 젠더 대명사를 they/them으로 소개하는 것이죠) 미국도 주마다 분위기가 다르겠지만, 워싱턴 주는 다양성을 포용하는 곳이고 그런 시민 의식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참가했던 SF 컨벤션 행사에서도 포용적인 분위기가 두드러졌습니다. 저는 미국 북서부 지역의 SF 판타지 컨벤션인 노르웨스콘(Norwescon)에 참가했는데요. 북아메리카 원주민 작가들이 그들의 정체성이나 문화를 반영한 SF 작품들에 대해 패널 토론을 하기도 했고요. SF 작품을 통해 자폐 스펙트럼, ADHD 등 신경다양성 분야의 이해를 넓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세션도 있었어요. 부스를 열어 참가한 워싱턴주 킹카운티 도서관 협회에서는 퀴어 SF 도서 추천 리스트를 배포하더라고요. (참고로 킹카운티 공립 도서관에 가면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퀴어 관련 도서 추천 코너도 크고 멋지게 마련해 놓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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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카운티 우딘빌 도서관의 퀴어 도서 추천 코너
ⓒ 토끼한마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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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스콘은 매년 작가, 예술가, 과학자, 출판관계자 중 특별 손님을 한 명씩 선정해 초청합니다. 올해의 출판사는 유명 SF 웹진인 클락스월드 매거진이었고 편집장인 닐 클라크가 참가했어요. 한국 SF 작품을 영미권에 소개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클락스월드의 편집장을 직접 만날 수 있다니! 묻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지만 긴장한 나머지 너무나 한국적인 질문을 해버렸는데요. ‘기존 영어권 SF와 구별되는 한국 SF의 특징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외국인의 입장에서도 한국 SF는 재미있는지’를 물었습니다. 닐 클라크는 “클락스월드에 실린 한국 SF는 국경을 넘어 통용되는 정말 좋은 SF였기에 실은 것이지, ‘한국’ SF여서 실은 것이 아니라며, 열 몇 편만 가지고 한국 SF가 어떻다고 납작하게 단언할 수는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기대했던 답변은 아니지만 충분히 납득이 가는 내용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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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보슬비 SF 추천작’ 선정과 ‘2024 보슬비 SF의 밤’ 행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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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SF가 점점 많이 출간되고 있는 지금, 노고가 많으실 텐데도 매년 ‘추천작’을 선정해 주셔서 독자로서는 정말 감사드립니다. 고생해서 뽑은 만큼 추천작이 SNS 등을 통해 더 널리 알려졌으면 하고요. 지역 도서관에 추천작 포스터를 배포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지기를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보슬비 SF의 밤’은 매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지방에서 근무하는 환경이라 가보지 못했어요. 주말에 개최하거나 온라인 중계를 하는 등 지방 거주자의 참가도 배려해 주신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진행 및 원고 정리 | 최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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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도 많은 작품을 읽고 열띤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중에서 눈여겨 보았던 어린이청소년SF를 소개합니다.
최영희의 『유니시티 보안관 디어루』는 열두 개의 가상도시와 다섯 개의 게임 맵으로 이루어진 도시연합 유니시티에서 열네 번째 생일을 맞이한 유니토가 실종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메타버스 K관리국 유니시티 보안관청 소속의 신입 보안관 노아루는 유니토 실종 사건을 맡아 자신의 캐릭터 디어루로 유니시티에 접속, 안전요원 냥구와 함께 유니토의 행적을 쫓습니다. 디어루는 사라진 유니토를 찾을 수 있을까요? 유니토는 왜 사라진 걸까요?
2065년, 초거대 수박이 난데없이 도시 상공에 나타난다면? 김태호의 『수박 침공』은 이와 같은 독특한 상상력에서 출발합니다. 수박은 도시에 뿌리 내리고 도시는 혼란을 품은 채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주인공 호야는 연락이 두절된 할아버지 심 박사를 찾아다니는데요. 호야는 예상치 못한 위기들을 극복하며 어떤 진실을 알게 됩니다.
「별빛 터미널」은 신지명의『내가 그릴 웹툰』 에 실려있는 단편 SF 동화입니다. 그림을 모으는 일을 하던 엄마가 어느 날 사라지고, 세나는 엄마가 그림을 모아놓은 창고의 열쇠를 찾아 헤맵니다. 열쇠를 찾아 창고에 들어간 세나는 은하계를 넘나드는 여행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땁따후르인을 만납니다. 엄마와 엄마가 모아 놓은 그림은 땁따후르인들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남유하의 「이모티콘 필터」는 『나라는 우주』에 실린 단편 SF 동화입니다. 주인공 유나는 전학온 지이가 자신과 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 놀랍니다. 내성적이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유나와 달리 지이는 외향적이라 금새 많은 친구를 만들고, 친구들은 유나를 자꾸 지이로 착각합니다. 이도 저도 귀찮은 유나는 이모티콘 필터를 쓰고 생활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지이가 유나처럼 그림에도 재능이 있다니… 유나는 그림에서만은 지이를 이겨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불현듯 찾아와 내 자리를 차지한 타인이라는 흥미로운 이야기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내 정체는 국가기밀, 모쪼록 비밀』은 문이소의 청소년 SF단편집입니다. 총 5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대부분 자기가 누구인지 알고, 자신의 욕망을 건강하게 좇는 인물들의 이야기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라는 문학의 오래된 질문을 SF로 흥미롭게 풀어가는 이야기들입니다.
하신하의 『우주의 속삭임』은 5편의 단편이 실려있는 SF 단편집입니다. 각각의 이야기에서 인간과 비인간 존재들이 연결되어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반전과 함께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야기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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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SF플러스알파는 ‘극단 미인’의 연극 〈거의 인간〉을 관람했습니다. 〈거의 인간〉은 AI 작가 및 인공자궁에 착상된 태아와 같은 ‘거의 인간’들과 함께 사는 2033년을 배경으로 합니다. 극중에서 작가인 수현은 AI 작가 ‘지아’가 소설을 완성하는 과정을 도와주며, 인간문화재 심사를 앞두고 있는 발레리나 재영은 인공자궁을 통한 출산을 결정하지요. 짐작 가능한 근미래 사회의 모습과 인물들의 갈등이 세련된 무대 장치를 통해 잘 구현된 연극이었습니다.
극중 주인공은 아니지만 잠깐씩 등장하는 청년들(재영의 강의에 화상으로 접속한 대학생들, 자궁을 적출하고 생리로부터 자유로워진 부목사)의 속마음이 궁금했고, 더 나아가 AI 지아의 입장과 인공자궁을 통해 태어난 아이들의 목소리도 듣고 싶어졌어요. 연극을 통해 색다르고 엉뚱한 결말들도 상상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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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SF매거진 <벙커K> 창간 예고
다음 달에 어린이청소년SF매거진이 창간됩니다!
우리 SF플러스알파가 제공하는 콘텐츠도 담길 예정입니다. 얼른 실물 잡지를 보고 싶네요. 더 자세한 <벙커K> 소식은 다음 호에 전해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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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툰 및 일러스트 ㅣ 박용숙
레터 편집과 발송 ㅣ 이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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