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알파 레터 38호 - 202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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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마지막 날의 플러스알파 레터입니다. 이번 플러스알파 레터로 어느덧 38호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모두가 기다리는 박용숙 작가의 알파툰, 성황리에 마친 이퐁 작가 북토크 후기, SF플러스알파 멤버들의 2025 SF 단상 세 꼭지를 중심으로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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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컷의 알파툰 뒤에 이어질 이야기가 궁금하시죠?
저희도 궁금합니다. 떠오르는 이야기를 보내 주세요!(200자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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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5년 12월 9일,
SF플러스알파의 2025년 마지막 행사, 이퐁 작가의 북토크를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아쉽게도 참석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현장의 분위기를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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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분위기가 전해지시나요? 이번에 저희가 행사를 준비한 곳은 문래창작동에 있는 스튜디오QDA예요. 서울 유일의 상설 마임공연장이라고 합니다.
SF플러스알파 구성원들은 조금 미리 도착해 공연장을 둘러보았는데요. 장소 곳곳에서 이곳에 쌓인 사람들의 시간이 느껴져 좋았습니다. 연극 등을 관객과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도록 배치된 작은 극장이었어요. 추운 날이었는데 따뜻하고 작은 조명 하나로 금방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곳으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사진에 있는 <철공소에 핀 극장>은 이번 행사 장소 소극장 스튜디오QDA에서 열리는 소규모 공연 시리즈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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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행사에는 이퐁 작가를 만나기 위해 여러 작가, 편집자, 독자(어린이 독자 분들도!) 분들이 찾아주셨습니다. 서로 만나 반갑게 인사도 하고 곧 자리에 앉아 북토크에 참여했어요.
아래 사진은 북토크의 실제 분위기를 담은 사진입니다. 조명도 따뜻하고 두런두런 앉을 수 있는 공간이라 집중도 잘 됐습니다. 이퐁 작가님은 긴장을 많이 하셨다더니 여느 때처럼 전혀 떨지 않고 능숙하게 대화를 이어나가셨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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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 여름방학』북토크는 송수연 평론가가 사회 보며 질문하고, 이퐁 작가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주로 SF를 좋아하게 된 경험, 작품의 세부 줄거리와 인물 관련 질문, 작품에 관한 비하인드들을 편하게 나누었습니다.
이퐁 작가는 SF를 어렸을 때부터 좋아해왔다고 해요.
SF만 좋아한다기 보다는 글쓰기를 좋아하고, 작품 쓰는 걸 좋아하는데 그 안에 SF가 자연스럽게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SF뿐만이 아니라 신화나 옛이야기 상상력과 SF를 통합하고 싶은 욕망도 있었다고 해요. 어린 시절 SF 독서 경험으로는 『보이지 않는 생물 바이튼』같이 광음사에서 낸 전집을 꼽았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이 시기 SF 전집의 영향력은 역시 상당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 옮길 수는 없지만, 작품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작품에 관한 비하인드들을 대화했는데요. 10년 이상 품고 있었단 단편 두 편이 있었습니다. <그날, 사미가 물었다>와 <왼쪽 세상에 가 본 적 있어> 두 작품을 10년 이상 품고 있었다고 해요. 이 시간 동안 작품도 작가와 함께 변화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날, 사미가 물었다>가 처음에 어두운 이야기로 구상되었었다는 놀라운 말씀도 해주셨어요.
<왼쪽 세상에 가 본 적 있어>에서는 주인공만이 볼 수 있는 왼쪽 세계에 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퐁 작가의 장애학에 관한 관심, 특히 교정과 치료에 관한 관심들을 얘기하기도 했어요. 어쩌면 왼쪽 세상은 우리가 잃어버린 또는 찾고 있는 세계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참, <인터스텔라 여름방학>에서 전형적인 히어로와는 다르게 아무도 모르게 지구를 구하는 어린이에 관해 나누었던 이야기도 기억에 남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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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크 행사 중에 이퐁 X 현수 두 분의 연주&마임 깜짝 무대가 있었습니다. 이퐁 작가가 작사 작곡한 곡을 직접 연주하고 노래했고 현수님의 마임 퍼포먼스도 함께 공연되었습니다.
"왼쪽 세상에 가 본 적 있어. 이제는 보이지 않아. 다만 그리워할 뿐야."라는 가사로 진행되는 노래였어요. 연주와 함께 직접 불러주었던 이퐁 작가의 목소리, 현수 님의 표정과 몸짓에
숨죽이며 몰입했던 순간들이 다시 떠오릅니다. 작품과도 아주 잘 어울릴 뿐 아니라 그 자체로도 참 따뜻하고 좋았어요. 글로는 다 담을 수 없어 아쉬울 뿐입니다.
공연 후에는 2부에서 작품 이야기를 마저 나누었어요.
<한여름의 랑데부>에 관한 얘기도 재밌었는데요. 송수연 평론가가 첫사랑에 관한 얘기에 집중했다면 이퐁 작가는 오히려 미시 세계의 외계인에 관해 주목하고, 로맨틱하지 않은 상상력에서 이 작품이 출발했다고 알려주었는데요. 이런 지점도 재밌었습니다. 이외에도 인간멸종 이후의 로봇의 관점을 드러내는 <돔돔세 견문록>과 <그날, 사미가 물었다>의 여러 디테일들을 즐겁게 대화했습니다.
작품에 관한 얘기 이후에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 질문이 있었지만 세 가지만 가볍게 옮겨봅니다.
Q. 동화를 계속 쓰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저도 어떻게 썼는지 모르겠어요. 쓰고 싶은 게 있었고, 죽어도 그걸 쓰고 죽어야지 했던 거 같아요. 지금은 제가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던 것에 가장 근접한 동화책이 드디어 나와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이 써야지, 생각하고 있어요.
Q. 노래가 인상 깊은데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요. A. 음악 이론을 잘 모르지만 십여 년 전에는 제 작품이나 다른 작가 작품으로 노래도 만들고 그랬거든요. 무대 공포증이 있어서 멈췄지만 이번 행사에 참석하신 분들께 뭐라도 보여드리고 싶어 만들었어요. 그리고 마임이스트 현수가 오래 마임을 해온 친구예요. 마임의 세계가 보이지 않는 걸 보이게 만든다는 점에서 왼쪽 세상과 닮아있다고 생각했어요.
Q.아동문학은 어린이와의 대화라고 생각해요. 어떤 독자들을 떠올리며 어떤 생각들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구체적인 어린이를 생각하려 노력하는 편이에요. 작품마다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내 이야기에서 어린이가 소외되지 않아야된다는 거였어요. 그러려면 어떻게 써야할까, 이런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해야겠지요.
이외에도 여러 감상과 질문이 오갔지만 저는 이민항 작가님께서 SF설정들을 상세하게 물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예컨대 미시적인 외계인들이 인간의 항체 시스템을 어떻게 견뎠는가와 같은 디테일한 몇 가지 질문을 해주셨는데, 여기에 옮기기에는 조금 길지만 과학 설정을 깊게 파고드는 질문을 하셔서 즐거웠습니다. 질문 시간은 짧았지만 알차게 진행 되어 행사를 잘 마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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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잘 마치고 이퐁 작가님은 준비하는 데 너무 긴장 됐다며, SF플러스알파 구성원의 책이 나오면 꼭 이런 행사를 준비하겠다고 다짐하셨어요. 이후 구성원들의 다음 작품집을 또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의미 있는 곳에서 함께 두런두런 얘기 나눌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북토크 시간을 준비해준 이퐁 작가님과 아늑하고 멋진 장소를 제공해주시고 감동적인 마임 공연을 보여주신 현수님 사진 및 영상 촬영을 도와주신 최해솔 작가님 무엇보다 관심을 갖고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_ SF플러스알파
글: 지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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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플러스알파_ 2025년 SF 단상🖊️
올해는 간단하게 2025년 SF에 관한 단상들을 적는 것으로 송년 인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직업병인지, 단상으로 적으려니 또 할말이 많아지기도 하네요.
아쉽지만 아껴두었다가 2026년에 여러분과 만나 대화 나눌 기회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구독자 여러분에게 2025년 SF는 어떤 의미로 기억되었나요?
한번쯤 생각해보며 올해를 마무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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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SF적인 한 해였어요. SF 동화가 여러 편 수록된 <인터스텔라 여름방학>을 출간했고, 네 편의 ‘우주만담’을 <벙커 K>에 소개했거든요.(<벙커 K> 겨울호는 새해에 만나보실 수 있을 거예요!) 한여름의 아이스크림이 훨씬 더 시원하고 달콤한 것처럼, 한겨울에 열린 <인터스텔라 여름방학> 북토크는 따끈따끈한 붕어빵처럼 온기 넘치는 시간이었답니다. 잊지 못할 자리를 마련해 준 SF플러스알파에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그날 그 자리에 와 주신 모든 분들께도요! 올해 만난 SF 중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은 영화가 있어요. 네오 소라 감독의 <해피엔드>인데요. 감시와 통제로 유지되는 디스토피아에서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꿈꾸기를 포기하지 않는 청소년들을 보며 다시 한번 희망을 품게 되더라고요. 지난해 이맘때에는 감히 새해 계획을 세울 여유조차 갖기 힘들었는데 조금은 나아진 것 같아 참 다행입니다. 여러분의 2025년은 어땠나요? 레터 소감으로 보내주시면 반갑게 읽어볼게요. :) _이퐁
올해 나에게 SF에 관한 키워드를 꼽으라면 ‘외계인’이라고 하겠다.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외계인은 올해 초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일본 드라마 <The hot spot> 에 등장하는 ‘타카하시’이다. <The hot spot>은 스펙타클한 활극이나 복잡한 미스터리를 생각하거나 화면에 피가 튀어야 볼 만하다 하는 분들이 보기에는 다소 심심하고 지루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밝힌다. 대충 이야기하자면 후지산이 보이는 조용한 소도시에 사는 ‘엔도 키요미’가 우연찮은 기회로 직장 동료인 ‘타카하시’가 외계인임을 알게 된다. 타키하시는 외계인임을 숨기며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인물로서 키요미와 친구들에게 일어나는 사소한 사건을 해결해준다. 혼자만의 비밀이 조금씩 퍼져 나가면서 관계도 점점 넓어지고 사는 재미도 늘어간다. 심심하다거나 외로울 때, 아주 심경이 복잡하거나 우울할 때 쪼잔하지만 츤데레같은 이 외계인과 친구들의 일상을 엿보는 것을 추천한다. _용숙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SF는 2025서울국제공연예술제 때 본 프랑스 연극 <네안데르탈>이다. 각본 및 연출은 다비드 쥬셀송이 담당했다. 입장할 때 작고 까만 광석 같은 모형(동행한 분은 초콜릿인 줄 알았다)을 나눠 주는데, 극 중 유성 조각이다. 지구에 떨어진 유성에서 네안데르탈인의 DNA가 발견되고, 그것을 연구하려는 과학자들을 희극적으로 묘사하며 이 연극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폭격과 같은 현실의 문제를 폭로한다. 그렇게 종족, 민족, 가족을 구분짓는 DNA가 얼마나 혼종적인지를 보이고, 과학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태도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보인다. 이스라엘을 제2차 세계대전의 피해자로만 다루지 않고 팔레스타인과의 관계에서 그 잔인한 폭력성을 드러낸 점이 인상적이었고, 우리가 마주한 현실을 인류사적이고 우주적 관점에서 사색하게 하는 폭넓은 시야가 놀라웠다.
_배은
올해 기억에 남는 여러 작품이 있지만 최근 평론에 썼던 배미주 작가의 『싱커』가 떠오릅니다. 오래 전에 읽었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다시 읽을 때 보이는 경험이 기억에 남아요. 문학의 새로운 논의 방향이 무엇인가에 관한 생각이 깊어지는 요즘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최근에는 인간의 인지능력과 비인간에 관해 관심이 많았는데, 배미주 작가님은 그 지점들을 이미 2010년 초에 작품에 담아내셨더라고요. 어린이 SF가 많이 출판되지 않던 시기에도 새로운 문학적인 시도를 담은 작품들이 있었다는 게 새삼 반갑도 또 좋았습니다. AI, 로봇, 지구 등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미래와 그 미래의 눈으로 볼 수 있는 현재의 질문들이 다양한 형태로 주어져 있는 시기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불확실하고 우연적인 일들로 가득찬 현재를, 어린이 SF를 읽고 쓰는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_지섭
2025년의 SF가 딱 떠오르지 않습니다. 어느새 SF가 일상이 되어버렸거든요. SF 책 한 권을 소중하게 읽기보다는 방마다 쌓여 있는 SF 책들에 약간 짓눌리는 상황이지요. 몇 년째 지속하고 있는 SF플러스알파 활동이 SF를 습관이나 가족처럼 만들어버린 측면이 있어요. 그래서요, 언제나 계속될 것 같고, 그래서 좀 지긋지긋하기도 한 것들의 의미를 잠깐 되새겨 보는 차원에서 올해에도 꾸준히 지속된 ‘플러스알파레터’를 꼽아봅니다. 2022년 11월에 시작해서 매달 빠짐없이 발송된 플러스알파레터가 이번 레터로 38호가 되었어요. 올해에는 편집중이던 레터가 잘못 발송되어버리는 사고도 있었고, (거의 눈치 못 채셨겠지만) 레터 번호가 중복되었던 적도 있었다지요. SF플러스알파가 돌아가며 기획, 발송하는 레터가 마치 습관처럼 되어버린 면도 있지만, 독자 분들의 이메일함을 쓸데 없이 채우지 않기 위한 고민 역시 지속하고 있답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독자님께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백만 배 더 보냅니다!) _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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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숙 작가가 참여한 단편 동화집 『2025 제4회 우리나라 좋은 동화』(열림원어린이,2025)가 출간되었습니다! 🎉🎉
SF플러스알파의 박용숙 작가가 참여한 단편 동화집이 출간되었다는 따끈한 소식입니다.
<까마귀 아주머니>라는 제목의 단편이 수록되었습니다. 재개발 지역에 남겨진 소년들과 노숙하는 아주머니의 화합을 다룬 단편이라고 해요. 저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어떤 이야기를 썼을지 궁금한 마음이 앞섭니다. 재밌게 읽으시는 분이 계시다면 <까마귀 아주머니>의 감상을 레터 피드백으로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 꼭 작가님께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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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이번 플러스알파 레터 어떠셨나요?
더 좋은 다음 호를 위해 간단한 피드백을 남겨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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