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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러스알파 레터 특별기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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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SF를 읽는
당신이 궁금합니다! 🔍🔭🔬
플러스알파레터는 2024년 특별기획으로 레터 구독자와 함께하는 '당신이 궁금합니다!'를 진행합니다. 독자님들의 관심과 응원에 힘입어 '보글보글 인터뷰'가 계속 진행됩니다. 🎊🎉🎉🎊
인터뷰를 신청해 주신 독자님들께 깊이 감사합니다.
5월에 이어 이번 달에도 두 분의 독자님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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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점의 정원에서 SF를 피우다
- 이민항 독자님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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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소년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님’이 궁금합니다! 당신은 누구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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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청소년 소설과 장르 소설을 쓰는 소설가 이민항입니다. 원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는데 회사에 다니며 쓴 『최초의 책』이란 소설이 제8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받으면서 지금은 이야기 만드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글쓰는 일과는 무관한 전자공학을 전공했는데요. 예전부터 이야기 만들기를 좋아하다 보니 회사 일이 끝나면, 홀로 쓰고, 읽고, 공부하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다가 회사가 사업을 접으면서 제대로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생겨났고, 그동안 모은 역량을 발휘했는데 놀랍게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번에 좋은 운을 다 써서일까요? 차기작이 연거푸 엎어지면서 한동안 우울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다 보니 조금씩 기회가 생기면서 작년부터 다시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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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플러스알파 레터를 구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어떻게 알게 되었고, 왜 구독하게 되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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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책을 내고 두 번째 책을 낼 때까지 4년이라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그렇게 해서 낸 책이 『양자역학 소녀』입니다. 『양자역학 소녀』가 저를 재출발하게 해준 책이라면, 플러스알파는 『양자역학 소녀』를 통해 저를 재발견해 준 곳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다른 의미로 플러스알파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청소년 SF에 대하여 좀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플러스알파 레터를 통해 청소년 SF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몸소 체험하면서, 예전부터 제가 하고 싶어 하던 이야기의 발원지를 향해 거슬러 올라가는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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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당신을 SF라는 토끼굴에 빠뜨린 토끼는 무엇이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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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SF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크든 작든 유년기에 접한 매체의 영향을 받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제겐 어릴 적 TV에서 본 스타워즈, 백투더퓨쳐, 메칸더V 같은 영화나 애니메이션이 그러했습니다. 반란군 X윙이 제국군 타이파이터를 피해 데스스타의 협곡을 빠른 속도로 날아가고, 원자력 에너지로 메칸더V가 가동하는 순간, 우주에서 날아오는 오메가 미사일, 자동차에 타임머신을 붙인다면? 재밌게 보면서도 ‘저게 실제로도 가능할까?’란 생각을 수도 없이 했던 것 같아요. 사랑하는 전투기나 로봇이 실제로 있었으면 좋겠다는 발칙한 생각 때문이었을까요? 그렇게 SF의 핍진성을 탐구하다 보니 지금도 토끼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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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어떤 계기로 어린이청소년SF와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인터뷰를 신청하실 때 김춘수 시인의 <꽃>을 언급하면서,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하셨는데, 언제 어떻게 ‘어린이청소년SF’를 불러서 꽃이 되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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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장강명 작가님께서 자신의 소설의 뿌리는 SF다라고 말한 것처럼 저 역시 제 이야기의 뿌리는 SF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끄적이기 시작한 중학교 때부터 운명처럼 SF를 썼고, 지금까지도 쓰고 있습니다. 오히려 저는 제가 SF를 부른다기보다, SF가 제 이름을 불러주길 기다리고 있어요. 그때까지 준비 잘하고 있을 테니 하나의 몸짓에 그치지 않고 머지않아 꽃이 될 수 있길 희망해 봅니다.
청소년소설을 택한 건 성인 소설에 비해 장르적 허용이 관대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생각으로만 청소년소설이나 청소년SF소설을 쓰진 않고요. 그저 공부에 지친 아이들에게 책 읽는 시간만큼은 다른 거 다 잊어버리고 재밌게 뛰어놀라는 마음으로 쓰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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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양자역학 소녀』에서 아이돌을 좋아하는 마음 등 청소년 문화 및 심리를 박진감 있게 그려내셨는데요, 소설 창작할 때 취재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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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는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만 진행합니다. 취재보다 중요한 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상황에 나라면, 내가 그 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먼저 생각합니다. 그 다음, 뭔가 이질적이거나, 너무 어른같다거나 싶으면 그때 취재를 진행하는 것이죠. 디테일한 부분은 주변을 관찰하거나 유사 사례에 대한 청소년 인터뷰 기사도 찾아보고요. 제 학창 시절 기억도 더듬어 봅니다. 청소년이라고 어른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이 자라서 어른이 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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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인상 깊게 읽은 SF로 언급하신 해리 터틀도브의 단편소설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해 알려 주세요. (안타깝게도 이 작품이 실린 『장르라고 부르면 대답함』은 절판되었네요.) 그 외에도 추천하고 싶으신 어린이청소년SF가 있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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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터틀도브의 「선택하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은 분량은 길지 않지만, 굉장히 멋진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록솔란이라는 테디베어를 닮은 외계인들이 나오는데요. 이들이 특이한 게, 초광속 항법이나 중력 조작 같은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우주선도 청동으로 만들고 무기 수준이 화승총을 쓰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침략한 곳이 하필 지구에요. 한정된 행성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갖 무기가 넘쳐나는 곳이죠. 불과 20분 만에 패배하고, 끌려간 록솔란의 기술을 지구인들이 분석하는데 초광속 항법이나 중력 조작이 알고 보니 너무나 간단해서 언제라도 당장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는 겁니다. 즉,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달아줬다고나 할까요? 이들이 마지막에 뱉는 대사가 압권입니다. ‘우리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What have we done?)
그 외 추천하고 싶은 어린이청소년 SF소설은 로이스 로리의 『기억 전달자』입니다.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따로 설명은 드리지 않겠습니다만, 폐쇄되고 통제된 미래의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기억을 세대에 걸쳐 전달한다는 설정이 흥미로운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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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터틀도브의 「선택하지 않은 길」이 실린
『장르라고 부르면 대답함』(페이퍼하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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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오래 전부터 과학 이론을 어떻게 형상화하여 이야기로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한다고 하셨는데요, 그 고민을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지 알려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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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이야기를 선보이지 못하는 동안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는 무얼까’, ‘그 이야기를 왜 쓰려는 걸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과학적 원리 및 사실을 서사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년의 고독』을 쓴 마르케스의 ‘마술적 사실주의’처럼 스스로 ‘과학적 서사주의’란 거창한 이름도 붙여 보았습니다.^^ 이후 이러한 과정을 거쳐 양자역학의 입자-파동 이중성을 서사의 영역으로 확장한 이야기가 바로 『양자역학 소녀』입니다.
세상에는 많은 과학 현상이 있어요. 이를테면 얼음이 물이 되고 수증기가 되는 물의 상태변화도 한 아이가 가정이라는 틀에서 조금 유연해진 학교를 거쳐 비로소 모든 게 자유로운 사회로 나가는 것에 빗대면 훌륭한 서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로 요즘 에스파의 ‘Supernova’란 곡을 즐겨듣고 있어요. 우리를 이루는 원소가 초신성으로부터 왔다는 과학적이면서 철학적인 내용을 굉장히 좋은 리듬의 K-Pop 곡으로 승화시켰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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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은 다가와 ah, oh, ayy
거세게 커져 가 ah, oh, ayy
질문은 계속 돼 ah, oh, ayy
우린 어디서 왔나 ah, oh, ayy"
- 에스파 'Supernova' 가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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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에스파의 ‘Supernova’를 언급해 주시니 문득 떠올랐는데요, 『양자역학 소녀』의 주제곡을 고르신다면요? 혹시 작품 쓰실 때 듣는 음악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건지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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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 소녀』의 주제곡이라…. 어렵네요. 에스파의 ‘Supernova’나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 같은 곡은 거시 세계를 다루지만, 양자역학 소녀는 미시 세계를 다루고 있거든요. 딱 들어맞지는 않지만, 굳이 하나 고르자면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I’라는 곡을 고르고 싶습니다. 이 곡을 들으면 현이와 수아가 뛰어놀던 특이점의 정원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작품을 쓸 땐 의도적으로 다양한 음악을 들으려고 합니다. SF나 장르 소설을 쓰는 사람은 편견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때마다 느낌이 오는 걸 마구 듣거든요. 클래식, 팝, 재즈, 록/헤비메탈, 뉴에이지, 케이팝, 가요, 애니메이션/영화 주제곡, 가야금 연주곡, 그레고리안 성가, 불교 명상음악 등…. 하지만, 어느 부분에서 힘을 줘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집중을 위해 음악을 듣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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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플러스알파레터 구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이든 말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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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상상의 끈을 놓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그러한 상상을 위해선 경험하길 주저하지 말아야 합니다. 생활이나 여행은 물론이거니와 독서도 훌륭한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필요 없어 보여도 언젠가 그런 경험이 자양분이 되면 행복해지는 상상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저도 잘 못하는 일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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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024 보슬비 SF 추천작’ 선정과 ‘2024 보슬비 SF의 밤’ 행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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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입니다. 그런 좋아하는 계절에 같은 곳을 바라보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다만 작년엔 시간이 조금 촉박했던 것 같아요. 올해는 작년에 비해 여유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진행 및 원고 정리 | 정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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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를 넘어선 사랑, SF
- 황칠 독자님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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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터뷰 신청서 소개에 ‘편집자’로 적어주셨는데요. 간단한 소개와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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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파주에서 근무하고 있는 어린이책 편집자 황칠이라고 합니다. 제가 요즘 열심히 가꾸는 황칠나무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참고로 이 황칠나무 이름은 ‘순덕’입니다. (반려식물 한정 이름을 촌스럽게 지으면 오래 산다는 속설을 믿습니다.)
늘 식물에 대한 환상(?)은 있었으나, 올해가 되기 전까지 제 삶에서 식물의 존재가 크진 않았습니다. 최근에 저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하면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첫 번째 식물로 무엇을 들일까 하다가 아무래도 왕왕왕초보이기 때문에 비교적 관리 난이도가 낮은 식물을 찾게 되었고 순덕이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시작한 인생의 첫 독립인데요, 이를 축하 혹은 응원하며 제 스스로 저에게 준 선물이라서 보다 마음이 가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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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플러스알파 레터를 구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어떻게 알게 되셨고, 왜 구독하게 되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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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서에 ‘보슬비 SF 추천작’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보슬비에 대해 먼저 알게 되었어요. 관련해 조금씩 찾아보다가 플러스알파 레터도 알게 되었고, 유용한 글들이 많아 바로 구독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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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요즘 SF가 현실의 혐오를 다루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SF와 혐오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계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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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일어나는 많은 사회적 문제들이 대부분 ‘혐오’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는데요. 혐오의 시발점은 타인을 잘 알지 못해서 쌓이는 오해이지 않을까 싶어요. SF는 다소 비현실적인 배경 속에서 다양한 존재를 만나고, 사회적 문제를 은유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가치를 설명하는 대신 피부로 체감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같아요. 저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이는 특히 어린이청소년 독자에게 더 효과적인 방식이고요. 그래서 혐오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신념이 담긴 어린이청소년 SF 작품들을 주의 깊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저는 이것이 작가의 주제 의식을 효율적으로 전하는 도구로만 바라보는 시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보다 더 주체적이고 명확한 필요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 SF플러스알파와 다른 구독자분들의 의견도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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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F 장르와 혐오에 관한 문제의식을 언급하며 『리보와 앤』(어윤정,문학동네), 「숨은 외계인 찾기」(김미애,창비어린이 2022가을) 두 작품이 인상 깊다고 답해주셨는데요. 이 작품들이 인상 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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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품은 각자 다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전반에는 사랑이 흐르고 있어요. 『리보와 앤』은 비인간 존재와 어린이가 편견 없이 나누는 마음이, 「숨은 외계인 찾기」는 주인공 어린이의 타인에 대한 관심이 감동을 자아내요. 사랑에는 아무 장벽도 없다는 걸, 혐오를 해결하는 건 결국 사랑과 포용이라는 걸 어린이들이 보여 주고, 사회문화적 재난 속에서도 다른 존재를 긍정할 수 있게 독자를 이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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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편집자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고 싶습니다. 편집자라는 직업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지요. 또 편집자로서 보람이나 여러 고민 등도 알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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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어린 시절부터 책을 참 좋아했어요. 좋아하는 책은 반복해서 읽기도 했고요. 본격적으로 직업을 고민하던 시기에 '책'과 관련한 직업을 갖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본능적으로 어릴 때부터 책의 만듦새를 눈여겨보았던 거 같더라고요. 그림이랑 글이 잘 어울렸다든지, 글자 모양이 어땠다든지, 본문 디자인이 예뻤다든지, 반대로 무언가가 아쉬웠다든지... 여러 강의를 듣고, 출판사 관련 대외 활동을 하면서 제가 원하는 직업이 '편집자'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보람이라고 하면 단연 원고의 매력이 극대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 가장 크게 느끼는 것 같아요. 작가님의 의견을 많이 따르긴 하지만, 제목이나 카피, 혹은 적절한 단어 등으로 만족스러운 도움을 주었을 때 쾌감을 느껴요. 제가 가장 즐겁게 여기는 부분이 이러하기 때문에 반대로 고민은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한다는 것에 있는 듯합니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 짜도 '이거다!' 싶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때 속상해요. 그래서 늘 신선한 자극을 추구하다 보니 피곤할 때도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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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비인간 존재와 어린이가 교감하는 내용의 책을 편집한 적이 있어요. 비인간 존재와 어린이가 교감을 하는 과정이 갑작스러워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는 저의 의견에 "이유 없는 사랑"을 표현하고 싶다는 작가님의 말씀이 참 인상 깊었어요. 좋아하는 이유조차 불분명한 게 '사랑'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어린이는 그런 사랑에 특화되어 있는 존재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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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편집자로서 만나고 싶은 유형의 어린이청소년SF가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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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챗GPT 관련한 정보를 많이 접하게 되었는데요. 챗GPT를 단순히 공부나 업무를 위한 장치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 상대로 대하는 어린이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저에게는 이 ‘소통’이 아직 어색하고, 잘 연상되지 않습니다. (『리보와 앤』 같은 작품은 물리적인 형태가 있어 그나마 초반에 몰입이 쉬웠던 것 같아요.) 작품을 통해 제대로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접 편집을 하면 자료 조사를 하므로 겸사겸사 더 깊이 있게 고민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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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플러스알파 레터 구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이든 말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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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비슷한 취향을 공유했다는 것만으로 친밀감이 생깁니다. 플러스알파 레터를 받아 읽을 때면 이상하게 글을 읽는다기보다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때가 있어요. (저만 그런가요.) 익숙한 것들을 정확하게 바라보려는 사람들이 주위에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아요. SF, 어린이청소년 두 주체를 뭉뚱그리지 않고 독립적인 무언가로 이해하려는 동지들이 있어 늘 든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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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2024 보슬비 SF 추천작’ 선정과 ‘2024 보슬비 SF의 밤’ 행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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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와 어린이청소년의 공통점은 한계가 없다는 것이지 않을까 싶어요. 무궁무진한 상상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 앞으로도 다양하고 신선한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선정해 주신 작품들도 제게 큰 기쁨이 되었지만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진행 및 원고 정리 | 심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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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도 많은 작품을 읽고 열띤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중에서 눈여겨 보았던 어린이청소년SF를 소개합니다.
하나의 몸을 일곱 명이 공유하는 ‘인간 7부제’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박소영의 『네가 있는 요일』(창비)은 독특한 설정이 단박에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야기입니다. 하루만 몸을 가지고 생활하고 남은 엿새는 ‘낙원’에서 보내는 현실 속에서, 수요일만 사는 ‘수인’ 현울림은 같은 몸을 쓰는 ‘화인’ 강지나에 의해 억울하게 죽게 됩니다. 강지나의 범죄를 밝히고 자신의 몸을 되찾으려는 주인공 현울림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까요?
송정양의 『2084 지구난민』(이지북)은 머지않은 미래인 2084년 지구가 환경오염으로 폭발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과학자인 할아버지가 만든 개인 우주선으로 가까스로 지구를 탈출한 강산의 가족은 달에 도착하자마자 천덕꾸러기가 되고 맙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화성에서도 도마뱀족의 노예가 되죠. 지구의 미래, 그것을 결정할 현재 우리의 삶, 늘 옆에 있는 난민들과 우리를 엮어서 생각하게 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참, 도마뱀족의 노예가 된 강산의 가족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체 바다에서 보석을 건져 낼 때 탐사선은 작을수록 좋기 때문에, 천왕성의 다이아몬드 채굴은 아이들이 담당합니다. 정연혜의 「다이아몬드 비가 내리면」은 노동하는 아이들의 리듬감 있는 노래와 신비로운 배경 묘사가 돋보이는 단편 어린이SF입니다. 힘겹고 슬픈 상황에서 꾸준히 보낸 주인공의 그림 메시지가 제대로 닿을 수 있을까요? 다이아몬드보다 소중한 희망을 말해주는 이 이야기는『2024봄 제3회 우리나라 좋은동화』(열림원어린이)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시간 속의 너에게』(김문경 외, 사계절)는 어느덧 10회를 맞이한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작과 우수작 등 여섯 편의 SF가 담긴 작품집입니다. 각각의 작품에 등장하는 청소년 인물들은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나 이름 없이 살다 잊지 못할 친구를 만나거나(「시간 속의 너에게」), 등에서 뿔이 자라는 병의 진상을 깨닫거나(「스테고사우르스병」),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안드로이드를 찾아 먼 길을 떠나곤 합니다(「영의 자리」). 이번에는 또 어떤 작품과 작가를 만나게 될지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송우들의 『니아』(씨드북)는 지구 멸망 이후, 타임노마드가 된 소녀 니아의 이야기입니다. 타임노마드를 추적하는 안드로이트 제타를 피해 우주를 떠돌며, 헤어진 엄마를 찾고 엄마가 만들어 준 타임 쉽 ‘버거’를 수리하고 충전하는 니아의 모습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당당한 여성 주체의 모습을 잘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타의 추적은 점점 범위를 좁혀오는데요, 니아는 언제까지 잘 도망다닐 수 있을까요?
『꿀벌이 사라졌다』(현민, 이지북)는 꿀벌이 사라진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장편 동화입니다. 환경 오염으로 꿀벌이 사라진 지구. 미리내 마을은 위기에 처합니다. 주인공 하니는 꿀벌 대신 인간이 직접 수분하는 수분인이 됩니다. 어느날 하니는 사라진 줄 알았던 벌을 발견하고는 뒤쫓는데요. 가온시의 사람들은 로봇 벌을 활용해 풍요로운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하니는 이 일에 모종의 비밀들이 숨겨져 있음을 깨닫고 이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박서련의 「고백루프」(『고백루프』, 창비교육)는 축제 때 공연을 보러 오라는 지현의 부탁을 거절한 현지가 타임루프에 빠지는 이야기입니다. 수많은 반복 끝에 현지는 자신이 공연을 보러 가지 않아서 타임루프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현지는 공연을 보러 갈까요? 지현이는 왜 공연을 꼭 보러오라고 부탁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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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SF매거진 <벙커 K> 창간 기념
'벙커 K 대우주 간담회' 참여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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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F플러스알파의 일원인 송수연 평론가가 기획한 『녹아내리기 일보 직전』(문학동네)이 출간되었습니다. 이 단편집에는 「지퍼 내려갔어」(최영희), 「알 카이 로한」(박애진), 「자코메티」(듀나), 「기억의 기적」(달리) 네 작품이 실려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우리 사회가 규정한 '표준'과 ‘정상성’을 질문”(송수연,「모두가 ‘나 자신’으로 아름다울 수 있는」)하고자 합니다. 표준과 정상성에서 발생하는 위계는 여러 존재들이 얽히는 방식과 그에 관한 우리 인식의 한계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정상과 비정상, 인간과 비인간, 생명체와 기계, 지구인과 외계인… 이 개념들에는 이분법적인 사고와 배제의 논리들이 작동하고 있지요.
각 작품들은 여러 방식으로 표준과 정상성에 균열을 냅니다. 이 균열들은 문명이 초토화된 도시 공간 속에서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상상치도 못한 존재가 주는 엉뚱발랄한 웃음 속에서 피어나기도 합니다. 네 작가의 스타일로 “보편과 정상의 견고함을 의심하고 뒤흔들고자"(송수연) 하는 이번 단편집. 무더운 여름, SF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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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나 데뷔 30주년 기념 포럼 <시간을 거슬러 온 듀나> 후기
7월 21일에 열렸던 듀나 데뷔 30주년 기념 포럼 <시간을 거슬러 온 듀나> 에 SF플러스알파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참석했어요. 30년 동안 꾸준히 활동해 온 듀나라는 SF 작가 이야기를 하루 종일 나눌 수 있었던 놀라운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어질 듀나 작가의 작품 활동을 응원하며, 언젠가 어린이청소년SF 이야기를 온종일 하는 포럼도 열리면 좋겠다는 기대를 해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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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툰 및 일러스트 ㅣ 박용숙
레터 편집과 발송 ㅣ 송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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